나고야 여행 둘째 날은 시내를 벗어나 일본 전통 마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시라카와고(白川郷)와 다카야마(高山)를 방문하는 일정으로 계획했는데요. 아침 일찍부터 장거리 버스 여행을 떠나야 하기 때문에 나고야역사 지하에서 도시락 및 먹거리를 구입했습니다.
아침 출근길부터 오니기리를 사려고 직장인들 줄이 이어진 곳인데 왠지 맛있을 거 같아서 저도 하나 구입했고요.
요새 우리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도토루 커피집이 버스 터미널 근처에 있어서 방문 후~
진한 커피향을 음미하며 오전 9시 출발하는 시라카와고(白川郷) 행 버스를 기다립니다.
뒤에 보이는 7번 승차장이 시라카와고 버스 타는 곳~ 나고야 시내에서 거리가 꽤되는 지역으로의 이동이긴 하지만 편도 버스비가 무려 인당 3,600엔!! 이번 여행에서 엔저 때문에 먹거리나 기념품 등은 부담없이 지를 수 있었지만 교통비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수준이었습니다.
버스엔 저희를 제외한 모든 탑승객들이 중국 관광객들이었는데... 저희 부부 자리 뒤에 앉았던 중국 아줌마들 정말 시끄러웠습니다.
하이톤의 중국어로 무슨 할 말이 그리 많은지 거의 3시간 내내 계속 얘기를 해대는데 아주 환장하겠더라구요. -0-;;;;
중간에 휴식 차 잠깐 들른 쿠조하치만의 버스 터미널. 이곳도 볼 것이 많다고 들었는데 아쉽지만 10분 정도만 둘러보고 다시 버스에 올라야 했습니다.
포스터를 보니 8월 달에 마을 축제같은 것이 진행될 예정인 거 같더군요. 음.. 재미있겠당.
뒷 자리 중국 아줌마들은 다시 수다 보따리를 풀고.. 전 체념하고 아내와 함께 이어폰을 끼고 창밖 풍경을 감상합니다. T.T
아침 9시에 출발한 버스가 어느 덧 12시 1분 즈음 시라카와고에 도착합니다. 오호~ 버스정류장에서부터 이 곳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전통 가옥들이 모습을 나타내는군요. 하지만 정류장 앞 가게들은 호객용 훼이크이니 무시하고 다음 여행지 이동을 위한 다카야마 버스표를 구입한 후 마을 입구로 향해야 합니다.
금강산도 식후경~ 아침에 구입한 도시락을 펼쳐 얌얌얌~ 경치가 좋으니 밥도 더 맛있었답니다.
시라카와고 마을 입구에는 이렇게 강 위에 다리가 있는데 튼튼한 듯 하면서도 사람들이 지나가면 출렁출렁해서 약간은 쫄깃한 스릴을 선사합니다. 다리 너비가 넓지는 않은 이유로 좌측통행 해야하구요.
다리 건너 저편에 푸르른 산을 배경으로 마을 입구가 보이네요.
이윽고 시라카와고 마을 입구. 일본 전통 농촌 마을의 아름다움이 녹아 있는 이곳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특히 마을 내 가옥들의 지붕이 특이하게 두껍고 경사가 가파르게 지어진 것을 볼 수 있는데, 이 지역은 겨울에 눈이 많이 오는 이유로 눈쌓임과 지붕 붕괴를 막고 타뜻한 겨울나기를 위해 이렇게 집들을 설계했다고 합니다. 이 건물이 멀리서 보면 합장하는 손과 비슷하게 보인다고 '갓쇼즈쿠리라'고 하고 시라카와고에는 요런 건물들이 모여 있어 '합장촌'이라는 별명이 붙었다고 하네요. *^-^*
우리 마나님도 시라카와고의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신났고요.
전망대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마을을 가로지르는 대로를 따라 쭈욱 걷게 되는데, 길 좌우에는 토산품을 파는 곳과 아이스크림을 파는 곳 그리고 몇몇 식당들이 관광객들을 맞이합니다.
목가적인 풍경 속에서 즐겁고 여유있는 산책을 하면서..
저도 유혹에 못이겨 아이스크림을 하나 구입! 진한 우유맛이 나는 괜찮은 맛이긴한데 소프트 아이스크림 주제에 350엔이나 하네요 -0-;;
마을 메인로드 중간 쯤까지 오다보면 전망대행 버스가 있습니다.(200엔) 요걸 타고 전망대에 오르면 토토로가 튀어나올 것 같은 동화 속 마을, 시라카와고를 한눈에 볼 수가 있지요. 많은 관광객들이 몰리는 이 곳에 재미있는 상술이 존재하는데, 아래와 같이 전망대 가운데의 촬영하기 가장 좋은 장소에 표지판을 설치해놓고 동네 아주머니 한 분이 '공짜로 사진 찍어드려요~'라고 합니다. 좋은 스팟에서 관광객의 카메라로 셔터까지 눌러주며 도와주시는 척 하다가 마지막 한 컷은 자신의 사진기로 찍고 마음에 들면 구입하라는 것인데요. 아주머니께서 아무래도 자신의 카메라로 찍을 때 배경 각도나 인물을 더 신경써서 잘 찍어주신다는 겁니다. 그래서 아주머니가 찍은 사진을 보고 잘 나온 사진을 인화에 종이액자까지 넣어주니 '기념으로 사자'라는 결정을 하게 되는데... 네, 저도 낚였습니다. ㅎㅎㅎ
아래가 공짜로 찍어주는 사진. 인물이 배경을 많이 가립니다. ㅋㅋ
유료 사진을 구입한 후, '이거랑 똑같은 각도로 찍어주시고 배경을 살려주세요.'하니까 요렇게 최적의 사진이 나오더라고요. 아놔~ 진작에 이렇게 찍어주시지. 시라카와고를 방문하는 분들은 참고하세요~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서 상쾌한 산들 바람을 맞으니 평온함과 행복이 밀려옵니다.
요렇게 빙그레요~
기후 지방 산악지역은 일본의 알프스라고 불리우기도 한다는데, 산 저쪽 봉우리에는 6월인데도 아직 눈이 남아 있는 것이 보일 정도였습니다.
전망대에서 내려오는 길은 도보로도 충분합니다.
그리고 다시 마을로 내려와 예쁜 마을 어귀를 돌며 떠나기 전 아쉬움이 남지않게 사진을 찍었습니다.
다음에 또 만나요~ 시라카와고!!!
오후 3시, 저희 부부는 다음 목적지인 다카야마로 가는 버스를 탔습니다.
다행히(?) 시끄러운 중국인 관광객들과 동행하지 않아 편안하면서도 조용히 도착할 수 있었던 타카야마(高山).
작은 교토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을만큼 에도시대 전통 건물들이 잘 보존되어 있는 지역이라하여 느즈막한 오후 시간을 이용하여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아래 사진과 같이 마을 입구에는 관광객들을 환영해주는 듯한 익살스러운 도께비 상이 있네요.
에도 시대 전통 마을로 가려면 신시가지를 좀 걸어 마을 중간에 있는 다리들을 건너야 한답니다. 신시가지 거리는 소박하지만 쓰레기나 껌딱지 하나 없을 정도로 너무 깨끗하고 곳곳에 예쁜 이정표들이 있어 눈을 즐겁게 해주더군요.
우리 마나님께서도 신나셨습니다.
드디어 다리를 건너면 본격적인 다카야마 전통마을~
일본 시대극 세트장처럼 분위기가 싹 달라지더군요.
닌자 소품 가게인지?? 고풍스러움이 느껴지는 나무 건물들과 상점 및 주택 앞에 놓인 예쁜 장식물들이 관광객의 눈을 즐겁게 해주었습니다.
그러다 저의 시선을 사로잡은 이 가게.
오.. 이 지방이 소고기로 유명한데 여긴 소고기 스시를 파는 곳이네요.
자~ 그래서 주문해봅니다.
우왕~ 비쥬얼 굿이네요.
한입에 꼬~옥 차서 들어갈 정도로 넉넉한 양이었고요. 살짝 구운 소고기가 입에서 사르르 녹는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아. 또 먹고 싶구낭.
동네 곳곳에 토산품집들이 많은데 가격도 착하고 품질도 꽤 괜찮더군요.
특이하게도 이 가게는 내부에 이런 정원도 있었고요.
기념품을 구입 후 나가는 길. 도께비 인형이 '잘가슈~'라고 하는 듯 합니다.
소고기로 만든 찐빵집도 발견하여 세트 메뉴 주문하면서 기념 촬영~
소고기 찐빵과 커피 그리고 보너스로 제공해준 스낵이 세트 메뉴로 800엔.
아내는 고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 흑임자 찐빵 세트를 선택했습니다.
탐스러운 소고기 찐빵을 먹어보겠습니당~ ㅎㅎ
아니~ 맛있어도 이렇게 맛날 수가!!! 향긋한 육즙과 잘 다진 고기들이 감동의 쓰나미를 몰고 옵니다.
먹고 구경하고 기념품 사고~~
다카야마 상점들은 5시 전이면 영업을 마치는 분위기더군요. 그래서 관광객들은 꽤 있는데 가게들은 닫는 분위기.. T.T
동네에서 유명하다는 마쓰리 마차 박물관이나 민속 박물관들도 이미 닫혀있어 아쉽게도 다음 방문을 노려야겠네요.
개인적으로 타카야마는 저희처럼 오후 늦은 일정으로만 돌아다니기에는 약간 시간이 모자랄 듯 하고 여기서 1박을 하고 시라가와고에서 반나절을 보내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 되었습니다.
그러다 아직 문 열려있는 사케 가게를 발견!!
가게 안은 더욱 운치있습니다.
50엔을 주고 잔을 구입한 후 해당 잔으로 비치된 사케들을 마음껏 맛볼 수 있는 괜찮은 시음 시스템~ 오호!!!
제 뒤로 보이는 사케들을 모두 마셔볼 수 있습니다. 한 잔씩만 마셨는데도... 헐~ 은근히 취하네요.
시즌 최고 인기라는 오른쪽 녀석을 기념품으로 구입~
에도 막부의 역참 역할을 했던 다카야마 진야도 방문하려고 했는데 이미 영업 종료. -0-;
옛스러움이 묻어나는 한적한 골목을 아내와 얘기하며 걸어봅니다.
곱게 기모노를 차려입고 지나는 아가씨와 사진도 찍어주었고요. 한일 양대 미녀들의 사진을 건졌네요.
히다의 쇠고기를 식사로 맛보고는 싶었는데 식사가 무리다 싶다면 요렇게 길거리 꼬치를 먹어도 됩니다.
음.. 350엔이라는 가격에 비해 크기도 작고 맛도 그냥저냥.. 이 녀석은 비추네요. ^^;;;
다시 신도시로 돌아와 걷는 중 발견한 작은 신사. 안에는 무슨 행사가 있는지 분주했습니다.
타카야마 신시가지 거리를 걷다가 방문한 커피숍. 분위기 굿~
그러고보니 오늘 커피 많이 마시네요. 요번엔 달콤한 푸딩도 먹어봅니다.
친절한 할아버지, 할머니가 운영하는 작은 카페. 할머니께서 사진도 찍어주신다고 하셔서 치즈~♡
나와보니 1951년부터 영업을 시작한 나름 오래된 커피샵이었네요.
이윽고 어둑어둑 해진 다카야마에서 나고야로 돌아가는 길.
1시간 반 정도의 버스를 타고 나고야 시내에 도착하니 어느 덧 저녁 9시 30분.
나고야 시내 이자카야를 들려 맥주 한잔과 함께 늦은 저녁을 먹었습니다.
볼거리 먹을거리 충만한 나고야. 2박 3일의 짧은 일정이어서 그런지 아쉬움이 남고 왠지 다음에 또 올거 같아요.
さようなら 名古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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