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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story

꽃보다 장모님 (1) 에스토니아 탈린 여행기

 지난 2015년 가장 보람찬 일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아마도 장모님의 칠순을 맞이하여 가족이 함께 북유럽 여행을 다녀온 것을 으뜸으로 꼽을 수 있을 듯 합니다. 헬싱키에서 에스토니아를 거쳐 러시아 샹뜨페테르부르크까지의 2주 간의 여행을 통해 장인, 장모님과 더 가까이에서 서로를 이해할 수 있었고 같이 웃고 먹고 즐기는 가운데 두 분께 소중한 추억을 선물해드린 것 같아 지금 생각해도 무척 보람차네요.

 

 2주 간의 일정 중 이틀을 보냈던 에스토니아 탈린, 아직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생소한 여행지이기에 소개차 이렇게 글로 남겨봅니다.

 

 여행 3일 째인 아침, 헬싱키에서 에스토니아 탈린으로 가기위해 아침식사 후 부지런히 헬싱키 항으로 향했습니다. 예약해 둔 페리 티켓을 바꾸기 전 항구 건물에서 기념으로 사진을 한장 찍자고 해서 모두 스마일~♬ 그런데.. 이런~ 여긴 터미널 건물이 아니라 Old market hall이라는 시장 건물이더군요;;; 

 

 안에는 이렇게 생선이며 과일, 야채 등을 팔고 있었습니다. 배 시간이 조금 남아 구경했는데 여기도 볼만했습니다. 하하하~

 

 Old market hall에서 조금 더 남쪽으로 내려오니 페리 터미널 건물이 있었습니다. 에스토니아로 향하는 배편은 에스토니아 기업인 린다라인을 이용하기로 했지요. 왼쪽에는 핀란드 로컬 커피 메이커로 유명한 로버츠 커피 로고도 보입니다. 

 

 예약한 티켓을 받기 위해 창구로 향하는 중~

 

 참고로 인터넷으로 얼리버드 형식으로 예약을 하면 4명 왕복 144유로에 에스토니아에 다녀올 수 있습니다.

 

 곧 배가 도착해서 올라탑니다. 동양인은 우리 가족과 일본인 가족 하나가 전부더군요.

 

 페리 내부엔 가족들이 함께 앉아 갈 수 있도록 배치된 좌석들이 있어서 좋았습니다.

 

 에스토니아 국기를 휘날리며 힘차게 출발!!!

 

 핀란드 항으로 향하는 실야라인(Silja Line)의 대형 유람선의 모습. 엄청나게 크네요!! 에스토니아 여행객 중 상당수가 린다 라인의 페리보다 실야라인의 대형 유람선을 이용하는데 유람선의 정취를 느끼며 천천히 다녀오기엔 실야라인이 좋지만 저렴한 배삯에 빠른 속도로 냉큼 다녀오려면 린다 라인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대신 린다 라인은 고속 쾌속정이라 출렁거리는 파도를 헤치고 달리기 때문에 울렁거림이 상당합니다. 그래서 아내는 조금 있다가 배멀미를 했더랬지요. ㅋㅋ 점점 멀어지는 핀란드 항을 바라보며 시원한 북유럽 바다향을 맡아봅니다. 

 

 그렇게 1시간 반 정도를 항해하다보니 어느덧 수평선 너머로 중세풍의 첨탑들과 탈린항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탈린 항에 도착한 페리의 모습.

 이거 진짜 빨리 도착하긴 하는데 배멀미 심한 분이라면 린다라인은 피하시길 바랍니다. 내릴 때 온 가족 얼굴이 창백해지더군요. ㅋㅋ 

 

 탈린항에서 걸어서 10분 이내 거리에 있는 일마린이라는 호텔에서 여정을 보낼 계획입니다. 탈린 관광하기에 딱 좋은 위치에 스텝들이 친절하고 시설이 깨끗해서 추천하고 싶습니다.   

 

 에스토니아의 수도인 탈린. 그리고 탈린의 여행은 중세의 모습이 고스란이 간직된 구시가지가 하일라이트랍니다. 구시가지 입장을 위해 통과해야 하는 대표적인 입구가 요기 '뚱뚱한 마가렛 여사의 탑'이지요. 아~ 정말 탑이라기엔 상당히 뚱뚱하네요. -0-;;

 

 탈린 도착 기념샷~ 에스토니아 탈린은 에스토니아 전체 경제 생산의 70% 정도를 맡고 있을 정도로 영향력이 큰 수도라고 합니다. 오기 전엔 몰랐는데 이 작은 나라가 구소련으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온국민이 손에 손잡고 노래를 불러 무혈 독립을 이룬 일화는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또 스카이프가 개발된 나라이자 여기저기 펑펑 터지는 와이파이에 온라인 국민 투표가 실시된 IT 강국 중 하나이기도 하고요. Wow~ 지금은 유로화를 쓰고 있는 유로 회원국이며 발트 3국 중에서는 경제적으로 가장 부유하다고 합니다. 

 

 산뜻한 에스토니아 국기가 우리의 여행 일정국들인 핀란드, 러시아 국기와 함께 휘날리고 있습니다. ^^ 

 

 구시가지 초입에 있는 성 올라프 교회. 침례교 교회로서 11세기에 지어졌다고 하네요.연한 청녹색의 첨탐이 파란하늘과 잘 어울립니다.

 

 교회 안에는 행사가 있어 아쉽게 들어가지 못했지만 탈린의 이국적인 중세 마을 분위기에 가족들은 모두 싱글벙글~^^

 

 더불어 저도 기분이 좋아지더군요.

 

 멋스러운 건물들이 가득한 탈린 구시가지 거리를 걷는 것만으로도 행복 충전이 됩니다. 

 

 길가다가 그냥 찍었는데 왠지 멋진 가족 사진 

 

 그냥 아무데나 찍어도 화보 수준의 풍경이 나와서 좋네요.

 

 길가다가 시간을 확인하라고 요렇게 예쁜 시계도 벽에 걸어놨더군요.

 

 그리고 저 너머에 탈린 구시가지 광장으로 향하는 이정표 역할을 하는 시청이 보입니다.

 

 본격적인 여행 전 금강산도 식후경! 그래서 인도 카레집으로 왔습니다.  

 

 장인어른께서 육류 위주의 서양식 음식은 별로 안좋아하셔서 그나마 밥이 나오는 이곳으로 오게 되었네요. 그런데 생각보다 카레가 제대로 만들어져 맛있었고 가격도 핀란드의 살인적인 물가에 비해 무척 저렴한 편이라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바로 요기 스파이스라는 식당인데 탈린 구시가지 내에서 카레라이스가 땡기면 방문해보세요. ^^

 

 구시가지 광장에 도착하면 형형색색의 중세 건물들이 관광객들을 반겨줍니다. 광장에서 숙소까지 태워주는 자전거 택시도 있고 음식점 등 가게 앞에는 중세 복장으로 코스프레한 직원들이 열심히 호객행위를 하더군요. ^^;;

 

 그리고 광장 한편에는 구시가지 탈린 시청이 늠름하게 서있었습니다. 13세기에 지어진 중세 고딕풍의 건물로 지금은 문화 행사장이나 콘서트홀로 사용되고 있다고 하네요. 첨탑과 지붕 아래를 자세히보면 용머리가 벽에 박혀있는데 저게 배수구라고 합니다. 센스있지요?   

 

 그리고 시청 맞은 편에는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약국인 Raeapteek을 만나볼 수 있는데요. 1422년 오픈한 이 약국은 오늘날까지 운영 중이라고 하네요. 정말 놀랍지 않나요?!  

 

 그런데 막상 안으로 가보니 보수 공사 중이라 사람은 없었습니다...

 

 장모님께서 약사이신 이유로 이 곳은 꼭 들러보고 싶다고 하셨는데 일단 미션 완료! 그리고 기념사진도 찍어봅니다.

 

 구시가지 광장에서 찍은 비디오를 통해 이 곳 분위기를 좀 더 생생하게 느껴볼까요?

 

 

 이윽고 에스토니아 탈린에 오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들른다는.. 올드한자에 왔습니다. 중세 풍의 음식과 술과 간식을 판매하는 레스토랑으로 가게 앞에는 이렇게 볶은 아몬드를 파는 마차가 있어 유명하지요. 마침 손님이 잠깐 한산했던 이유로 마차에서 아몬드를 파는 누님과 기념샷도 찍어봤습니다.   

 

 동서양 미인들을 양쪽에 대동하고 사진을 찍어서 행복해지신 장인어른. 흑설탕과 양념을 볶아 만든 올드한자의 아몬드는 3유로라는 조금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꽤나 맛있었습니다. 장인 어른께선 지인들 선물로 준다고 대량 구매하셔서 단번에 올드한자 VIP로 등극하셨지요. 쌓아둔 거 말고 바로 볶은 것을 구입하여 먹는 것이 맛있으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아몬드를 먹으면서 올드한자 가게에 입장~ 제 옆에 잘 보시면 중세 복장을 한 올드한자 NPC가 보일 겁니다. 비록 러시아어로 얘기하지만 이해할 듯 한.. '일단 들어가봐~ 잘해줄께.'

 

 매장 안으로 들어오면 타임머신을 타고 중세시대로 날아온 듯 한 분위기가 펼쳐집니다. 조명은 촛불과 자연광으로 처리하고 식탁, 의자를 비롯한 오래된 가구들과 식기들이 이색적이었지요.  

 

 종업원들 모두 중세 복장으로 양피지같은 메뉴판을 들고 서빙합니다.

 

 분위기 좋지요? 이래서 다들 오나봐요.

 

 2층으로 향하는 계단.

 

 심지어 화장실 내 소품들도 중세풍이라 놀랐습니다. 0_0;; 왼쪽은 소변기, 오른쪽은 세면대.  

 

이 집의 또 하나의 별미가 허니 비어인데 진한 흑맥주가 달달하면서 아주 맛있더군요. 전 두 잔 마셨는데 은근히 알딸딸했습니다.

 

 서빙하는 바비 언니와 아내의 기념샷. 저도 같이 찍어달라고 했는데 마나님께서 일부러(?) 엄청 흔들리게 찍어주어서 잠시 시무룩 했습니다. 

 

 간식과 함께 목도 축였겠다... 이제 구시가지 전경을 감상하기 위해 성으로 가는 길을 따라 올라갑니다.

 이 사진은 제가 길을 찾고자 지도를 뚫어져라 보고 있을 때 아내가 찍은 사진인데 설정이 아니라 더 재미있네요. ^^ 

 

 발칸 반도를 비롯하여 동유럽에서 그리스정교회를 빼놓을 수 없지요. 양파 모양의 지붕이 인상적이 이곳은 알렉산더 넵스키 성당입니다. 

 

 그리고 여긴 성 마리 성당인데 그러고보니 에스토니아엔 카톨릭, 그리스정교회, 개신교 모두 모여있네요.

 저 위 첨탑의 전망대에 오르면 탈린 시내를 한 눈에 볼 수 있다고 하여 입장하려고 했는데 이미 너무 늦어 입장이 안된다네요. T.T

 

 그래서 성벽 전망터에서 탈린 구시가지를 바라봅니다. 벽면 문구가 간결하지만 이 장소와 잘 어울리네요. ^^

 

 아내와 함께 커플샷~♡

 

 아름다운 탈린의 구시가지, 한 폭의 그림이 따로 없습니다. 

 

 성에서 내려오는 길, 아까 방문했던 넵스키 성당이 잘가라고 맞이해주네요.

 

 이렇게 하늘이 대낮처럼 환한데 벌써 오후 8시가 넘었습니다.

 

 호텔로 돌아가는 길, 금술 좋으신 장인, 장모님과 같이 우리 부부도 평생 행복한 잉꼬부부가 될 거랍니다. *^-^*

 

 에스토니아 탈린 여행기 1편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