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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story

지중해의 빛나는 보석, 모나코 여행 이야기

 2년 전 아내와 함께 이탈리아 여행을 하다가 잠깐 들른 지중해의 보석같은 나라 모나코. 

 

 여의도의 1/4밖에 안되는 손바닥만한 나라이지만 모나코를 들르게 한 이유 중 하나는 유명 헐리우드 배우에서 한 나라의 왕비로 거듭난 그레이스 켈리의 자취가 남아있는 나라였기 때문이랍니다. 어렸을 적 아버지 방 서재에 있던 라이프 책을 펼쳤을 때 처음 만났던 그녀는 여신 그 자체였지요. 지금도 그녀의 사진을 본 순간 심장이 쿵쾅거리던 느낌이 기억납니다.  

 

 모나코에 가는 방법은 프랑스 니스에서 기차나 버스를 타는 것인데, 이 날 기차를 타려고 니스역에 갔더니 사고로 기차 운행이 중단되었다고 하네요. -0-; 그래서 버스를 타러 니스 남쪽 거리로 이동합니다. 날씨가 너무 화창해서 아침부터 여행하기에 딱 좋은 날이었습니다. 

 

 모나코 가는 사람들이 버스로 몰려 바글바글~ 참고로 요 100번이 모나코로 가는 버스랍니다.

 

 니스 해변을 뒤로하면서 모나코로 출발!

 

 가다보면 그림같은 지중해의 풍경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버스에서 해변가 풍경을 보면서 가려면 꼭 우측 창가 자리를 잡으세요.

 그런데 이게 왠일?? 버스도 가다가 과열로 고장나서 멈춰서더군요. -0-;; 다행히 후속 버스가 1시간 즈음 후에 와서 다시 모나코를 향해 출발할 수 있었지만 덕분에 지중해가 보이는 길거리에서 1시간을 날려야 했습니다. 

 

 그리고 어렵게 모나코에 도착. 이 때가 아마 11시 정도 되었을 겁니다. 엄청 작은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도시 곳곳에 녹지 및 공원을 꽤 신경써서 꾸며 놓았더군요.

 

 작은 호수에서 놀고 있는 오리~ 오리~

 

 날이 더워서 여행하기 전 나름 유명하다는 젤라또 집에 들러 젤라또를 흡입해봅니다. 그런데 모나코가 이탈리아보다 물가가 더 비싼거 같네요. 젤라또 한 스쿱에 4.5유로인가 했어요;;;

 

 모나코의 랜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지중해에서 가장 화려한 카지노, 몬테 카를로에 왔습니다. 

 

 

 모나코 관광객들은 다 모인 것 같이 카지노 앞은 바글바글.

 

 몬테 카를로 카지노 건물 앞 주차 공간은 세계 명차들이 줄지어 서 있어 야외 오토쇼를 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저도 페라리 옆에서 한 장 찍어봤는데 제가 찍으니 다른 사람들도 우르르 몰려와 사진 찍으려던 찰라 관리인이 제지하더군요. ㅎㅎ

 

 요샌 압구정에 가면 벤틀리, 에스톤마틴, 페라리, 람보르기니 등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어 그리 놀랍지는 않지만 톱클래스 자동차들이 죽 서있는 걸 보니 멋지긴 하더군요. 

 

 몬테 카를로 카지노 내부를 슥 둘러보고 카지노 테라스에서 기념샷도 찍어봅니다. 

 

 테라스 너머에는 모나코 항을 오고가는 초고가 요트와 크루져들이 햇살을 머금은 지중해를 가로지르며 이동하고 있었습니다.

 

 카지노를 뒤로하고 해안 도로를 따라 잠깐 걸으니 왠 일본식 정원이 나오네요. 모나코 동쪽의 대표적 정원으로 규모가 작지만 아기자기하게 예쁘게 꾸며져 있었습니다. 게다가 이 공원의 착공식 때는 그레이스 켈리 왕비가 첫 삽을 펐다는 정보도 확인하고 의외의 발견에 즐거운 산책을 할 수 있었습니다.

 

 모나코 해안에 맞닿아 있는 대로에는 롤스로이스, 벤틀리, 벤츠, 맥라렌, 페라리 등 럭셔리한 자동차 쇼룸이 줄을 잇고 있었는데요. 실제로 길을 걷다보면 굉음을 뿜어내며 달리는 페라리나 람보르기니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고 20대 아가씨가 벤틀리를 멋지게 몰고 다니다가 커피샵에서 테이크아웃을 하는 광경도 목격할 수 있었답니다.

 

 명품 브랜드와 로컬 디자이너들의 패션샆들이 모여있는 물랑 대로는 세련되고 기품있는 모나코의 대표적인 상권이지요.

 모나코 일인 당 GDP가 7만 불이 넘을 정도로 국민 전체가 부자 나라인데 이렇게 된 이유를 알아보니 일단 모나코는 국민으로부터 세금을 걷지 않는답니다. 그러다보니 유럽에서 과세를 기피하는 부자들이 이 나라로 몰려들게 되었고 그 결과 부자들의 소비 스타일에 맞춰 명품샾이나 슈퍼카, 금융기관들이 함께 모이게 된거라네요.

 

 물랑 대로에 자리잡고 있는 Mullot maison에서 간단히 센드위치와 과일쥬스로 점심식사 하는 중.

 맞은 편 앉아있던 노부인들이 너무 우아해서 저희도 나름 각잡고 먹었습니다. ^^; 

 

 결혼식이 진행되고 있던 화창한 오후의 샬르 성당 앞.

 

 도심 구경을 완료하고 버스를 타고 모나코 성으로 가는 길. 작은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대중 교통은 무척 잘되어 있는 듯 했습니다. 전 국토 면적이 2㎢밖에 안되지만 6개 버스 노선이 있었습니다. 물론 각 노션 별 정류장은 4~6개 정도였고요. 무료 환승도 가능해서 버스 노선만 잘 파악한다면 모나코 구석구석을 걷지않고도 여행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왕궁으로 가는 거리 입구에 있는 버스 정류소에서 하차를 하니 예쁜 쵸콜릿 가게가 있어 들어가봤습니다.

 이곳은 1920년에 오픈한 쵸콜릿 샾인데 이 곳의 쵸콜릿이 그레이스 켈리의 결혼식 때 하객들에게 선물했던 기념품으로 선정되었을 정도로 모나코 왕가와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가격이 좀 있지만 기념으로 쵸콜릿 하나씩을 입에 넣어봤습니다. 음.. 달고 맛있는 쵸콜릿이군요... 그외에 커다란 감흥은 없었습니다. ㅎㅎ  

 

 쵸콜릿 샵에서 판매하는 쵸콜릿 커피 한 잔을 손에 들고 모나코 거리를 만끽하는 우리 마나님.  

 

 왕궁으로 들어가는 골목에는 음식점이나 기념품 가게들이 모여 있어 지루할 틈이 없더군요.

 

 골목을 지나면 커다란 건물 하나가 등장하는데 이곳이 바로 그레이스 켈리가 결혼식을 올렸던 모나코 대성당입니다.

 

 이탈리아 대도시에 있는 대성당들에 비해서는 규모가 훨씬 작지만 나름 간결하면서 세련된 장식에 분위기가 있고 특히 세기의 결혼식 이벤트가 있던 곳이라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었습니다.

 

 성녀 데보다의 동상은 뭔가 애절한 느낌을 주는 멋진 작품이었고요.

 

 성당 곳곳의 성화들도 감상해보았습니다.

 

 성당 천정의 모자이크도 외부 조명과 자연스럽게 어울려 성스러운 느낌을 전달해주었습니다.

 

 모나코 대성당 바로 옆에 잇는 모나코 법원.

 

 그리고 조금 더 언덕 위를 걸어가니 모나코 궁이 나타났습니다.

 좀 특이한 건 궁전의 오른쪽 구석은 중세 성의 형태인데 나머지 부분은 근대 양식의 건축 형태라 조금은 이질감이 있었습니다.

 

 모나코 궁 정문을 배경으로 기념샷~☆

 

 모나코 여행의 하일라이트는 모나코 궁이 위치한 언덕에서 좌우로 바라보는 경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왕궁 왼쪽에는 고급스러운 맨션과 AS 모나코 구장이 보이고요.

 

 반대편으로 오면 모나코 항과 도시 전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요렇게 양쪽에 보이는 풍경이 모나코의 전체라고 할 수 있지요.

 제가 방문했을 때엔 곧 계최될 F1 레이스를 위해 주요 도로마다 베리어와 벤치들이 세팅되고 있었습니다.

 

 거의 국가의 모든 주요 도로가 F1 레이싱 코스로 변신하는 모나코.

 레이서들도 지중해의 멋진 풍경과 세련된 도심을 가로지르면서 경기할 맛이 나겠다고 생각되더군요. 

 

 싱그러운 지중해의 햇살과 바다바람을 느끼며 모나코의 경치를 감상하는 중~

 

 그렇게 반나절 남짓 모나코 여행을 마치고 저녁이 되어서야 니스에 도착하니 또 다른 환상적인 풍경이 우리를 반겨주고 있었습니다.

 

 작지만 내실이 있는 지중해의 보석같은 나라, 모나코. 그 아름다웠던 기억들을 시간을 내 정리하니 내심 뿌듯합니다. 

 Forever Love, Grace Kelly..